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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in thought

착각

연도순으로 모든 사진이 동기화된 앨범에서
1초 남짓의 스크롤 터치로 3년이 거슬러진다.

그래봤자 여전히 2020년대 인데,
이랬던 적이 있었나 싶은 아이들과
이랬었지 하는 나와 아내의 사진들

우리의 뇌가 미래를 상상할때 '지금의 나'를 '미래의 나' 와 동일 할 것이라는 잘못된 전제로 예측에 왜곡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심지어 '내가 이미 실제 겪은' 과거를 돌이킬 때도 그 오류는 동일하여 아무리 선명한 기억력이 있다 한들 현재의 내 생각, 내 상황, 내 환경 을 '과거의 나' 도 그랬던 것 처럼 우리의 뇌는 기억을 뒤튼다고 한다.
  
어쩌다 꺼내본 촘촘한 사진들이 보여준 조금 더 실제에 가까운 내 과거의 조각모음에
그 당시 행복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딱 그만큼보다 한스푼 더의 고통 이 있다.
오늘 온 첫눈을 밟은 내 발자국은 뒤를 돌아 봐야 보이듯
내 삶의 자국들도 발을 떼고 앞으로 나아가야,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아봐야 선명하다.
그래야 깨달을수 있다.

내 삶이 쭉 이래 왔다고, 원래 이랬다고 착각하고 있었구나.
실은 내가 걸어온 각기 다른 발자국 중 방금 찍힌 하나 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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